자식을
키우는 일
기재자:공병우 기재지 :
월간중앙
나에게 자식 농사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현재 진행형일
뿐이다.
자식을 명문대학에 넣는데 성공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아이들이 신동(神童)이라고 불릴 정도로 성적인 탁월한 것도 아니다.
그래서 이런 글을 요청받을 때마다
어렵다.
하지만 교육학자가 아닌 사람으로서 아이들 문제에 대해서 뚜렷한 견해를 갖고 이를 책과 강연으로 피력하는 사람들이 드물기 때문에
나에게 이런 청탁이 들어온다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이라면 한 가지 분명히 명념해야 할 사실은 내가 잘 짜여진
계획에 따라 아이들을 훈련시키고 있다고 생각하지 말았으면 한다.
나는 아이들이 어떤 세상에 살아가게 될지 솔직히 정확하게 알 수
없다.
다만 아이들이 살아가는 세상은 엄청나게 역동적인 시대가 될 것이라는 점이다.
어쩌면 아이들은 단 한 단어
‘항해(navigation)'라는 단어를 가슴에 안고 평생을 살아가야 할지도 모른다.
내가 이미 이 같은 단어를 기꺼이 받아들이기로 한
이상 아이들은 그런 시대를 피할 가능성이 없다.
그래서 나의 모토는
‘아빠가 대신 살아줄 수 없다.
너 자신의 날개로
세상을 날아야 한다(fly your own wings!)’는 것이다.
정보를 구하고 시대의 프런티어에 서서 삶을 살아가는 필자의 입장에서
세상의 변화를 알면 알수록 자식 농사에 심혈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나는 아이들을 한국에서 공부를 시킬 수도 있고
필요하면 외국에 보내서 공부를 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선택을 내리던지 간에 자녀 교육에 대한 부모의 비전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이들 교육 때문에 부모님들의 문의를 받을 때가 많다.
‘아이들이 하기 싫어하는데 그들의 이야기를 따라야 하지
않을까요’
‘우선 아이들의 의사를 듣고 가능하면 그들이 하자고 하는 데로 따르는 것이 올바르지 않을까요’
부모가 응당 해 주어야 할
중요한 전략적인 의사 결정은 어린 자녀의 의견에 따라 결정한다고 하는 부모들이 생각보다 많다.
그러나 나의 입장에 이 부분에 대해서
비교적 간단 명료하다.
자식에게 어떤 삶을 개척해 가도록 할 것인가라는 점은 그들에게 맡겨 놓을 것이 아니라 부모가 세세한 컨덴츠는 잡아줄
수 없지만, 부모가 골격은 잡아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은 그런 것을 결정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초등학교나
중고교를 다니는 아이들에게 그런 것을 맡겨놓을 수는 없다.
그래서 나는 부모님들에
‘당신의 자녀가 어떤 세상을 살아갈 것으로
내다 보는가’
그리고
‘그런 세상에서 아이들이 어떤 미래를 개척해 나가기를 원 하는가’
라는 두 가지 질문에 대해 답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치 개인이나 조직에서 비전이 필요한 것과 마찬가지로 자식 교육에도 비전이란 것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런 비전이 부모 선에서만 그칠 것이 아니라 충분한 대화를 통해서 어느 정도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이런 점에서 보면
자식도 스스로의 직분을 충실히 해 주어야 하지만 부모가 안목을 갖고 자신의 미래에 대해서 대체적인 윤곽을 제시해주고 그런 길을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부모가 별다른 고민 없이 기존 질서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세상 사람들이 모두 가는 길을 선택하면, 그런
선택에 걸맞게 아이들도 인생을 살아가게 될 것이다.
뚜렷한 소신과 부모 나름의 견해를 갖고 자식들의 교육에 임해야 할
것이다.
아이들 교육에는 비용이 많이 든다.
나는 그것을 비용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한 가정이 행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투자 가운데 매우 중요한 것이 아이들에 대한 교육 투자라고 생각한다.
투자라고 생각하면 그것은 반드시 투자의 효율성이란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어디에서 교육을 받도록 할 것인지, 그리고 어느 시기에 집중적인 투자를 행할 지와 같은 문제가 남게
된다.
나는 부모가 내릴 수 있는 대단히 중요한 투자 결정 가운데 하나가 이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교육이란 시간이 흘러버리고 난 다음에는
천금을 사용하더라고 되돌릴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적시에 적절한 투자를 행하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친 법이 없다.
예를
들어, 어학에 대한 투자와 같은 부분은 시간이 가면서 투자 효율이 매우 낮아지는 분야이기도 하다.
돈이란 항상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아이들에 대한 교육투자는 다른 목적을 위한 투자와 충돌하게 마련이다.
그리고 교육투자의 효율성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지만,
점점 지식중심의 사회로 경제의 구조가 변화해 가는 점을 고려하면 잘 교육 받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 격차가 확대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물론 좋은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배움을 행할 수 있는 기간에
‘더 이상 충분함이 없다’
라는 정도로 교육투자를 해 주는 것이 부모가 아이들에게 베풀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라
생각한다.
나는 아이들에게 자주 하는 이야기가 있다.
‘그것은 아빠가 오래 오래 함께 할 수 없다’
는 사실이다.
정말 아이들의 귀에 목이 박힐 정도로 반복해서 들려주는 메시지다.
그래서 스스로 미래를 준비해 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 두기
위함이다.
부모는 아이들의 미래를 통제할 수 없다.
내가 아버지와 어머니를 생각할 때 지금도 고마워하는 것은 하고 싶어 하는 것을
막은 적이 없다는 점이다.
나는 두 아들을 두고 있다.
한 아이는 중학교 1년생이고 큰 아이는 고등학교
2년생이다.
나는 그들에게 항상 묻는다.
‘너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니’
‘앞으로 무슨 일을 하고 싶어 하니’ 등과 같이
스스로 자신을 관찰해 보고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생각하도록 유도한다.
한번도 나는 아이들에게 의사가라 되라 혹은 변호사가 되라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런 직업들의 가능성의 문을 항상 열려 있다. 하지만 무슨 일을 하든지 간에 자신의 장점 위에 인생을 구축해 나가야
한다고 말하곤 한다.
그리고 나의 경험을 말해 준다.
내가 이런 저런 직장을 거치면서 성공적인 인생을 만들어 가는 사람들과
만날 수 있었고,뛰어난 머리에도 불구하고 평범한 생을 꾸려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들 사이에 커다란 차이가 한 가지 있다면 자신의 장점과
직업 세계를 절묘하게 조화시키는데 성공한 사람들이 직업인으로서 뿐만 아니라 생활인으로 자부심을 갖고 살아간다는 점이다.
자신의 일에 대한
자긍심은 한 인간의 행복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래서 나는 한 인간이 생을 통해서 좋아하는 분야와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내는 것은 대단한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부모가 아이들이 어린 시절부터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할 분야이다.
아이들이 적성을
조사하는 여러 가지 방법들이 나와 있지만 모두 대체적인 윤곽을 제시할 뿐 부모의 관찰력 만한 것은 없다.
아이들을 관찰하고,
아이들로 하여금 스스로
‘나는 누구인가?’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도록 해야 한다.
외국의 초등학교와 중등학교에 입시 원서를
쓸 때마다 발견하는 공통점 가운데 하나는 스스로가 어떤 인물인지,
어떤 과목을 좋아하는지, 어떤 장점을 갖고 있는지를 어린 시절부터 스스로
생각하도록 유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이들에게 이미 이 시대에 유망한 직업을 갖고 살아 가라도 이야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내가 중학생이나 고등학생을 상대로 2년 정도 ‘자기경영’ 아카데미를 운영해 오고 있다. 놀라운 사실 가운데 하나는
부모가
아이들에게
‘안정이 최고다.
안정적이 직장을 구해라’
라고 주문하는 경우가 상상외로 많다는 사실이다.
아이들이 스스로
부모님들이 그런 이야기를 자주 하고 있음을 문장으로 드러내곤 한다.
나는 부모님들을 만날 때마다 이렇게 이야기하곤
한다.
“세상에는 원천적으로 안정이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더더욱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변화무쌍할 것이고,
아이들은
생각보다 긴 인생을 살아가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이 진정으로 추구해야 할 것은 자신의 강점 위에 인생을 구축하는 일이다.
그들에게 우리 시대에 이미 안정으로 검증 받은 직업을 가지라도 은연중에 강조해서는 안 된다.
이때 필요한 일은 그들이 스스로
자신이란 존재와 미래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할 수 있어야 한다.”
아이들에게 자주 자주 질문을 던져서
스스로 자신의 장점을 찾아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일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것은 부모가 그것이 대단히 중요한 일임을
자각하는 일에서부터 시작된다.
의욕 없는 아이들을 만날 때가 많다.
그리고 아이에게서 무엇인가를 추구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어려움을 호소하는 부모님들을 만날 때가 있다.
의욕이란 타고나는 점도 많다.
그러나 부모가 평소에 아이들에게 기대하는 바를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하고 있는 가라는 점을 체크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아이들은 부모의 거울이다.
부모가 뚜렷한 좌표를 갖고
무엇인가 가치 있는 것을 이루기 위해 헌신과 몰입이 없다면 아이들에게서 그런 삶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고 본다.
아이들은 부모의 삶을
통해서 헌신과 몰입을 기초로 무엇인가를 만들어 내는 것이 인생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그저 편안하게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부모는 이런 삶의 방식을 자신의 삶을 통해서 끊임없이 보여주고 있다고 보면 된다.
나는 자식에게 더 높고 나은 삶을 살아가기
위해 헌신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그런 능력을 이미 갖고 있기 때문에 문제는 어떻게 개발해 내느냐가 관건이라고 강조하곤
한다.
그리고 그런 헌신과 몰입이 가져오는 인생의 빛과 그림자가 어떻게 다른 가를 실증적으로 보여주기도 하과, 실제 사례를 가르치기도
한다. 응당히 인생을 자신이 원하는 방식대로 만들어 가는 것이 선택 사양이 아니라 필수라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사람도 부모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인생에 대해서 높은 기대수준을 갖고 그것을 추구하라. 그것이 삶이다”
라는 메시지를 다양한 포장으로 전달하는 일이
필요하다.
부모의 삶과 기대가 평범함에 머물게 되면 아이들 역시 삶의 전형을 그런 수준에 둔다. 하지만 부모가 더 높은 곳을 향하는 것이
당연함으로 받아들이게 되면 아이들 역시 그렇게 변화하게 된다.
배움이란 처음부터 즐겁고 유쾌한 것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 스스로 미래를 살아가는데 핵심적이 조건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아이들의 자유로운 선택에 맡겨서는 안된다.
그것은 바로 언어를
배우는 일과 악기를 가르치는 일이다.
두 가지 모두 오랜 기간의 반복과 노력이 필요한 분야이다.
아이들에게 맡겨서 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본다.
앞의 것을 미래의 세계에서 자유로움과 당당함을 갖도록 도와주는 도구이고,
후자는 스스로를 다스리고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 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경영에서 사용하는 선택과 집중이란 용어를 사용할 수 있다면 아마도 두 분야에 있어서는 그런 단어를
사용해도 무리가 아닐 것이다.
한편 아이들의 행동반경도 한국에 국한시킬 필요가 없다고 가르친다.
가능한 행동반경을 한껏
넓혀야 하고 할 수 있다면 인생의 일정 기간 동안은 좀더 치열함에 더해지는 환경 속에서 삶을 꾸려가야 한다고 주문한다.
그것은 한국이란
좁은 테두리 내에서 일찍부터 무엇을 해야 한다는 식으로 진로를 한정하지 말아야 함을 뜻한다.
집안의 형편에 맞추어서 할 수 있는
부분이긴 하지만, 다문화, 다언어, 다민족 속에서 사고하고, 생활하고, 행동하는 능력을 가르쳐줄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인도,
아일랜드, 남아프리카공화국, 말레이시아 등 어느 곳을 가더라도 한국 학생들이 많다. 조기 유학에 대해서 찬성론과 반대론이 팽팽하게 맞서지만,
나는 이 문제는 전적으로 개인적인 의사결정에 맡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의 장래를 국가가 책임질 수 없다면 개인들이 선택해서 스스로
책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세상의 변화를 일찍부터 깨우친 부모들 가운데는 남이 가지 않는 선택을 행하는 사람들도
많다.
일찍부터 영어와 중국어 문화권에서 아이들을 생활하게 하도록 주선하는 사람들도 많다.
어떤 선택이 올바른 선택인지 지금 알
수 없다. 마치 투자가 미래의 리스크를 안고 행해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다만 세상은 날로 하나로 바뀌어 가고 있다는
점이다.
굳이 한국이란 테두리 내에서 자신의 행동반경을 국한시킬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할 수 있다면 일찍부터 다양한 자극과 환경
속에서 스스로 홀로서기를 훈련할 수 있다면 그들의 인생에 커다란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그러나 이때도 반드시 필요한 것은 부모가 뚜렷한
자식 교육에 대해서 뚜렷한 비전을 갖고 있으면서 아이들에게 조력을 하는 일이 필요하다는 작업이다.
언젠가 레바논계 프랑스인인
카를로스 곤 씨의 자서전을 읽으면서 앞으로 우리 아이들 가운데서도 이런 패턴의 인생을 펼쳐가는 인물들이 많이 등장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자식이란 굳이 곁에서 끼고 키울 필요가 없다고 본다.
슬하를 떠나게 되면 자신의 날개로 날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부모가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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