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에 사용하는 조미료들 중에는 청주와 미림, 설탕과 올리고당처럼 성분이 비슷한 것들이 많다. 성분이 비슷한 조미료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그중 한 가지만 갖추어도 되는지, 어떤 요리에 사용해야 제대로 맛을 낼 수 있는지 등 조미료의 쓰임에 대해 정리했다.
● 청주 vs 미림
청주는 쌀을 주재료로 만든 술로 도수가 있지만 요리에 두루 사용한다. 청주는 주로 맑은 국 요리나 찜 요리에 많이 사용하며, 특히 찌개에 청주를 넣으면 청주의 저장 기능으로 인해 좀 더 오래 보존할 수 있다. 또한 오래 묵은 쌀로 밥을 지을 때 청주를 한두 방울 넣으면 묵은 쌀 냄새도 사라지고 윤기가 돌아 맛있는 밥이 된다.
미림은 쌀과 쌀누룩에 소주와 알코올을 첨가하고 숙성시켜 만든 술로 시판하는 미림은 당, 아미노산, 유기산 등을 혼합해서 숙성시켜 알코올 도수는 거의 없으며 감칠맛과 요리의 풍미를 향상시킨다. 요리에 청주와 미림을 넣으면 윤기와 광택이 나고 고유의 맛과 향, 자연스러운 단맛이 더해져 음식에 풍미가 있고 맛있다. 또 육류나 생선 요리에 미림을 넣으면 비린내를 없애고 고기를 연하게 하는 역할을 하며, 음식물이 부서지는 것을 막는 효과가 있어 생선조림을 할 때 넣으면 생선살이 부스러지지 않아 깔끔하고 탱탱해진다.

● 물엿 vs 요리당
물엿은 옥수수 전분을 효소 분해한 뒤 이온 정제해서 농축시켜 만든다. 조청이 만들어지기 전 단계가 물엿으로 오래 졸이면 조청이 된다. 조청은 100% 쌀을 이용해 옛날에 엿을 만들던 방식으로 만든다. 물엿은 잘 굳고 끈기가 심해 계량하기 힘든 조청의 단점을 보완한 제품으로 색이 투명하고 농도가 묽어 사용하기 편하다. 물엿은 음식에 윤기를 내고 음식을 오래도록 촉촉하게 해줘 조림이나 볶음, 고기 요리 등에 다양하게 사용한다.
요리당은 물엿과 조청의 장점만 살린 제품으로 갈색을 띠며 농도는 가장 묽고 단맛은 물엿보다 2배 정도 강한 편이다.
요리당은 색이 짙어 간장이 들어가 색이 진한 조림 요리에 주로 사용한다. 요리당은 요리가 식어도 딱딱하게 굳지 않아 사용하기 편한 장점이 있다.
● 설탕 vs 올리고당
설탕은 사탕수수나 사탕무를 분쇄해서 설탕 성분을 추출한 뒤 정제, 결정화 과정을 거쳐 추출한 것이다. 설탕은 백설탕, 황설탕, 흑설탕으로 나뉘고 색이 진할수록 단맛이 약하다. 설탕과 올리고당은 모두 단맛을 내기 때문에 단맛을 내고자 하는 요리에 모두 사용한다. 특히 설탕은 윤기를 더해주며 짠맛을 중화하고 등 푸른 생선을 조릴 때 식초와 함께 넣으면 비린내를 줄일 수 있다. 또한 말린 표고버섯을 불릴 때 물에 함께 넣으면 버섯이 더 빨리 붇는다. 매실과 같은 과실주를 담글 때도 설탕을 넣으면 삼투압 작용으로 과일의 단맛을 끌어낸다.
올리고당은 포도당에 과당을 결합시킨 것이다. 프락토 올리고당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장내 비피더스 유산균의 먹이가 되고 칼로리가 낮은 편이며,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 분비를 촉진해 식욕을 감퇴시키는 효과가 있다. 또한 시럽 타입이라 사용하기 편하다.
● 가쓰오부시 vs 혼다시
가쓰오는 가다랭이를, 부시는 맛국물을 내는 재료를 말한다. 즉, 맛국물을 내는 가다랭이포를 일컫는 말이다. 가쓰오부시는 가다랭이를 증기로 찐 뒤 훈연해서 숙성시켜 그늘에서 완전히 말린 다음 대패로 밀어 얇게 만든 것이다. 혼다시는 가다랭이를 주재료로 간장, 청주, 맛술 등을 넣어 분말 형태로 만든 조미료다. 가쓰오부시와 혼다시는 주로 우동이나 어묵탕 등의 국물 요리에 깊은 맛과 향을 내기 위해 사용한다. 가쓰오부시는 뜨거운 물에 우려 사용하거나 오코노미야키, 볶음우동, 채소무침 등의 요리에 그대로 뿌려 먹는다.
혼다시는 우릴 필요 없이 국물 요리나 볶음 등을 할 때 조금씩 넣으면 손쉽게 가다랭이의 깊은 맛을 낼 수 있다. 한식에서 멸치 국물을 우리는 원리와 똑같이 가쓰오부시를 우려서 국물을 만들거나 혼다시를 넣어 국물을 만들어도 입맛에 잘 맞는다. 가쓰오부시는 오래 우리면 쓴 맛과 비린내가 날 수 있으므로 1~2분 정도만 넣었다가 건지는 게 좋다.
● 칠리소스 vs 두반장
칠리소스는 농축시킨 토마토에 붉게 익은 칠리, 마늘, 설탕, 식초 등을 넣어 만든 것으로 음식에 새콤달콤한 맛과 자극적인 맛을 더해준다. 칠리소스는 토마토가 첨가되고 매운 맛이 강한 핫 칠리소스와 달콤한 맛을 첨가한 스위트 칠리소스 등이 있어 입맛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두반장은 누에콩으로 만든 된장에 고추를 갈아 넣고 마늘, 설탕, 식초 등을 첨가해 발효시킨 중국식 소스로 향긋하고 톡 쏘는 맛이 뛰어나 고추 양념이 들어가는 요리에 사용하면 좋다. 두 가지 모두 매콤한 맛이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는다.
칠리소스는 튀김, 햄버거와 같이 느끼한 음식에 곁들이면 고추와 마늘이 개운한 맛을 살려 좋다. 두반장은 무침이나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해물 등의 볶음 요리에 고추 양념 대신 사용하면 좋다. 한식에 고추장 대신 두반장을 넣으면 색다른 맛이 난다. 단, 짠맛이 강하므로 소량 사용한다.
● 우스터소스 vs 굴 소스
우스터소스는 간장, 식초, 설탕, 토마토 페이스트, 채소, 계피 등을 넣어 숙성시킨 것이다. 스테이크 소스나 돈가스 소스보다는 농도가 묽지만 간장보다는 농도가 진해 좀 더 씁쓸한 맛이 난다. 우스터소스는 쉽게 서양식 간장이라고 보면 된다. 고기의 누린내를 없애 주고, 육질을 부드럽게 하는 역할을 한다. 볶음, 조림 요리에 주로 쓰이며 해물, 육류 등 모든 식재료와 잘 어울린다. 보통 간장보다 짠맛이 강하므로 조금만 넣는다.
굴 소스는 굴을 소금물에 삶아서 발효시킨 진액에 소금, 설탕, 녹말, 조미료 등을 첨가해서 가열 농축한 중국식 소스다. 고기나 채소를 볶거나 해산물 요리에 잘 어울린다. 우스터소스와 굴 소스 모두 단독으로 사용하기보다는 주로 다른 소스를 만들 때 첨가하는데 요리 맛을 좋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우스터소스는 튀김 요리에 넣으면 느끼함을 덜어주고, 굴 소스는 중국식 요리에 간장 대신 넣어 요리의 풍미를 살린다.